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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과 설교(매일성경)_새벽 말씀

에스더, 왕후가 되다(에스더 2:1-18)

by essay2598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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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왕후가 되다(에스더 2:1-18)

 

🟦 서론

우리는 종종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 갑작스러운 변화, 또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길을 걷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 모든 일들이 마치 아무 의미도 없는 듯 흘러가다가,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면 하나의 줄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줄은 바로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시간표 위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에스더서 2장은 에스더가 바사의 왕후로 세워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방 제국의 화려한 궁정 속에서, 보잘것없는 유다 여인이 왕후의 자리에 오르는 이 장면은 겉으로 보기엔 정치적 계산이나 인간적인 매력의 결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구원 계획이 그 배후에서 조용히, 그러나 정밀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을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자리로 이끄시는지 살펴보며, 우리의 삶도 결코 우연이 아님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본론 1: 바사 제국의 결정 너머에 계신 하나님

에스더서 2장은 바사 제국의 강력한 왕 아하수에로가 분노 중에 와스디를 폐위한 이후, 시간이 흘러 그의 마음이 다시 그녀를 그리워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2:1). 하지만 왕의 신하들은 새로운 왕후를 뽑을 것을 제안하며, 온 나라에 아름다운 처녀들을 모으는 큰 정책을 실행하게 됩니다. 이 일련의 일들은 모두 인간의 정치적 판단과 감정의 흐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사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섭리를 보아야 합니다.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은 단순한 인간의 충동에서 비롯된 것 같지만, 그것은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한 거대한 무대의 막을 여는 서막이었습니다. 바사의 법은 한번 정해지면 변하지 않기에, 와스디의 폐위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었고, 이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왕후를 세우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조차도 주권 가운데 사용하셔서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하나님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에스더서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재처럼 느껴지는 이 기록 방식은 오히려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장치가 됩니다. 하나님은 때로는 ‘보이지 않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일하십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한 사람의 폐위와 또 다른 사람의 등장은 모두 정해진 하나님의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장면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세상의 정치, 경제, 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모든 역사의 배후에서 일하고 계시는 주권자이십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억울한 해고, 예상치 못한 질병, 관계의 깨어짐 등—그 모든 순간들도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 모든 조각이 모여 하나님의 선한 뜻을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롬 8:28).

바사의 법령과 왕의 결정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도구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와스디의 폐위는 단순한 궁중 스캔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구원의 길을 예비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의 흐름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안에서 우리의 믿음이 더욱 굳건해져야 합니다.

 

🟦 본론 2: 하나님의 은혜 아래 준비된 사람, 에스더

에스더서 2장 중반부터는 에스더라는 인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도성 수산에 한 유다인이 있으니 이름은 모르드개라 그는 베냐민 자손이니 기스의 증손이요 시므이의 손자요 야일의 아들이라”(2:5)의 양녀로 소개되는 에스더는, 포로 출신 유대인의 한 여성일 뿐이며 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목받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에스더를 주권 가운데 불러내시고, 왕후로 세우시기 위한 섬세한 준비를 해나가십니다.

먼저, 에스더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사촌 모르드개의 양육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이 환경은 세상적 기준으로 보면 불행한 배경이지만,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서는 매우 특별한 준비의 과정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에스더에게 경건함과 순종을 가르쳤고, 그것은 에스더의 인격과 믿음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이 평범한 일상의 훈련들이 훗날 에스더를 위대한 하나님의 도구로 빚어내는 토양이 된 것입니다.

본문은 에스더가 “모든 보는 자에게 사랑을 받더라”(2:15)고 기록합니다. 이는 단지 외모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에스더의 말과 행동, 태도에 스며 있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특히 2:10절에서 “에스더가 자기의 민족과 종족을 말하지 아니하니 이는 모르드개가 명령하여 말하지 말라 하였음이라”는 구절은, 에스더가 겸손히 권위에 순종하며 지혜롭게 처신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준비된 자의 모습입니다.

또한 왕의 내시 헤개가 에스더에게 특별히 호의를 베풀고, 왕도 다른 여인들과 구별하여 에스더를 사랑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간섭하심, 곧 은혜의 역사였습니다. 에스더는 자신의 능력이나 전략이 아닌, 하나님의 손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위해 사람을 세우실 때, 세상이 보는 기준이 아니라 당신의 뜻과 은혜로 준비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도전이 됩니다. 우리는 때로 “내가 부족한데, 내가 준비되지 않았는데”라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약함을 아시며, 오히려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분이십니다(고전 1:27).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배경이나 스펙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아래 날마다 순종하며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혹시 지금 내가 있는 자리, 내가 맡은 사명이 초라해 보이시나요? 하나님은 그 작은 자리에서 우리를 빚고 계십니다. 지금의 평범한 삶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는 반드시 목적이 있고 준비의 시간입니다. 에스더처럼 순종하며 기다릴 때, 하나님의 시간표는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 본론 3: 하나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예비하신다

에스더서 2장의 마지막 절들은 에스더가 마침내 왕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왕이 모든 여자보다 에스더를 더 사랑하므로 그가 모든 처녀보다 왕 앞에 더 은총을 얻은지라 왕이 그의 머리에 관을 씌우고 와스디를 대신하여 왕후로 삼은 후에”(2:17). 그리고 그로 인해 왕은 큰 잔치를 베풀고, 모든 지방에 세금 감면과 선물을 내리는 등 기쁨의 표현을 합니다(2:18). 한 여인의 인생이 극적으로 변화된 이 장면은 표면적으로는 단지 성공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성경은 이 사건이 훨씬 더 깊은 구속사의 계획 안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에스더가 왕후가 된 것은 단순히 개인의 영광이나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유다 민족 전체를 위한 구원의 길을 예비하신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우리가 알다시피 하만이라는 악인이 등장하여 유다인을 전멸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게 됩니다. 만약 그때 에스더가 왕후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그 상황 속에서 유다인을 위해 목소리를 낼 자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신학적 진리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미리 보시고, 미리 준비하십니다. 인간은 현재밖에 보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다스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섭리는 언제나 구속사적 목적—곧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고 구원하시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는 창세기 요셉의 삶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형들에게 팔리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고, 오랜 시간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걸었지만, 결국 그는 고백합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창 50:20). 이 고백은 에스더의 삶에도, 그리고 우리의 삶에도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에스더는 그 당시 자신의 삶이 어떤 역사 속에 있는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매 순간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렀고, 하나님은 그를 통해 유다인을 구원하시는 위대한 일을 이루셨습니다. 우리의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크고 작든, 쉬운 일이든 힘든 일이든,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통해 장차 이루실 구원의 일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장년 성도 여러분, 인생의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여러분을 사용하시기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어떤 순간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더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시간표를 신뢰하며 순종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오늘을 통해 미래의 영광을 예비하실 것입니다.

 

🟦 결론

에스더가 왕후가 된 사건은 단순한 역사 속 인물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섭리의 손길이 조용히, 그러나 정밀하게 흐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신앙의 교훈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분은 여전히 모든 것을 주장하시고 인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손길이 보이지 않고, 우리의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더처럼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 서 있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을 이루게 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우연이 아니라, 구원을 위한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섭리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에스더가 왕후로 세워져 유다 백성을 살린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서 십자가를 통해 우리 모두를 구원하셨습니다. 그 십자가야말로 하나님의 섭리가 완성된 자리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여러분의 삶을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때로는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하나님의 시간표를 신뢰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나아갑시다. 오늘의 순종이 내일의 구원을 예비하는 은혜의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 있음을 믿습니다. 지금은 작고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오늘을 순종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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