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탄을 넘어 순종으로(누가복음 4:14-30)
경탄을 넘어 순종으로 (누가복음 4:14-30)
우리는 종종 유명한 인물이 자신의 고향을 방문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를 과소평가하며 비판합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렛을 방문하셨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의 가르침에 감탄했지만, 그가 전한 메시지가 자신들의 기대와 다르자 태도가 급변합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신앙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감동하고 감탄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기대와 다를 때 거부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은 단순한 감탄을 넘어 순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경탄 (14-22절)
“그들이 다 그를 증언하고 그 입으로 나오는 바 은혜로운 말을 놀랍게 여겨 이르되 이 사람이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 (22절)
예수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갈릴리에서 사역을 시작하시자, 그의 가르침과 행하시는 능력에 대한 소문이 온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특별히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서를 읽으신 후, 자신이 그 예언의 성취자임을 선포하셨을 때, 사람들은 경탄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를 증언하고 그 입으로 나오는 은혜로운 말씀에 놀라며 이르되, ‘이는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 (22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의 경탄이 참된 믿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경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우리가 위대한 강연을 듣거나 감동적인 예배를 경험할 때, 혹은 성경을 읽으며 깊은 깨달음을 얻을 때 우리 마음속에도 감탄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감탄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감동하지만, 그 감동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을 직접 보고 그의 말씀을 들었던 나사렛 사람들도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감탄했지만, 결국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신앙을 감정적인 체험으로만 여길 때가 있습니다. 은혜로운 말씀을 듣고, 찬양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기도 가운데 뜨거운 감동을 받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 반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감동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순종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참된 신앙은 감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야고보서 1:22)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단순한 감탄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지는 순종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본 사람들은 그분이 요셉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와 함께 자라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우리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그들의 마음을 가로막았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때, 우리는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편견을 가지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들어온 성경 말씀을 새롭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앙이 익숙해질수록 변화와 순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감탄을 넘어 순종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대할 때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새 말씀과 도전을 가로막는 장벽을 스스로 세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이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하지 않도록 기도하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감동을 실천으로 옮겨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깨닫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내 삶의 원칙과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신앙은 한순간의 감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과 실천을 통해 성장합니다. 감탄하는 신앙에서 순종하는 신앙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우리는 무엇을 결단해야 할까요?
➡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감탄하는 것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실제적인 순종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결단해야 하는가?
2. 예수님의 메시지에 대한 거부 (23-29절)
“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는 자가 없느니라” (24절)
나사렛 사람들은 처음에는 예수님의 말씀에 감탄했지만, 곧바로 태도가 변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거부한 이유는 그분의 말씀이 자신의 기대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는 법이 없다” (24절)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이방인들에게도 미쳤던 예를 들으셨습니다. 이를 듣자마자 사람들은 분노하며 예수님을 죽이려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예수님이 이들에게 들려주신 메시지가 단순히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그들의 신앙의 중심을 흔드는 도전이었다는 것입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나님께 특별한 축복을 받은 민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한 은혜가 임한다는 말을 듣고는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이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흔히 겪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에 유익을 주고, 위로를 줄 때는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나의 교만을 깨뜨리고, 내 생각과 다르게 역사할 때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드러내고 변화하도록 도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거부하고 싶어 합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이 그분을 배척했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나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말씀을 듣고도 순종하지 않고, 나의 방식대로 신앙생활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신앙은 나의 기준을 하나님께 맞추는 것이지, 하나님의 기준을 내게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 나는 하나님의 말씀 중에서 내가 듣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내 신앙의 교만을 내려놓고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 예수님을 거부한 나사렛 사람들 (30절)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 (30절)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분노하여 그분을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 가운데를 지나가셨습니다. 이는 인간의 거부가 하나님의 계획을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사람들의 반응에 의해 좌우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을 배척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신앙의 길은 대중의 반응과 상관없이 나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는 세상의 거부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진정한 순종의 길을 걸을 때, 세상의 반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감탄을 넘어 순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나에게 요구하시는 순종은 무엇입니까?
➡ 나는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기 위해 지금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적용: 감탄을 넘어 순종으로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감동하지만, 실제로 그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이 단순한 감탄에서 머물다가 결국 예수님을 거부했던 것처럼, 우리도 말씀을 듣고도 순종하지 않는다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역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믿음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 오늘 나는 어떤 말씀에 순종해야 하는가? 내 삶 속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무엇을 결단해야 하는가?
오늘의 기도
“주님, 저는 종종 주님의 말씀을 듣고 감탄하지만, 그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나사렛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제 안에도 순종을 망설이는 마음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저의 교만과 고집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소서. 제 삶 속에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인도하여 주시고, 감탄을 넘어 순종하는 참된 신앙을 허락하여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